검거된 시인
-조진을 평전
이제 너도 잘 못 알아보겠군
눈앞엔 흐릿한 안개뿐
우리 언제 만난 적이 있었나
이 도시에서 같은 섬을 바라보며
흔들린 적이 있었나
오늘은 풍물시장에서 소주를 마시다
불심검문을 받고
사복경찰에게 끌려갔지
그리움 불법유통죄라나
그런 죄는 없다 했지만
도처에 증인들이 고발하더군
이제 면회는 그만 와
종신형이 내려질 거야
이 호수 밑바닥에서
족쇄를 쩔그렁거리며 기억을 줍겠지
기억해두렴 너를 위해
그날 이후
우린 다시 만난 적이 없었어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고장을 지날 때마다 말입니다. 자연이 아름답다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아름다운 것은 아니더군요. 따지고 보면 자연은 수십억 년에 걸쳐 이루어진 곳이고 그곳에 사는 주민은 기껏해야 백만 년 안쪽입니다. 그러니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는 다들 아시겠지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텃세라고 생각합니다. 각 지역마다 속 좁은 자들이 이 땅이 내 땅인데 왜 네가 설쳐? 하더군요.
근데 그곳에서 몇백 년을 살았던들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