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편지입니다. 그간 일주일에 두 편씩 편지를 쓰면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요. 마지막이란 말은 황량해서 잘 쓰지 않습니다. 젊었을 때, 연애의 대가이던 친구가 제게 연애의 비법이랍시고 전수해 준 말이 ‘절대 먼저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하면 무조건 후회한다는 것이지요. 설령 헤어지고 싶을 때에도 그러면 안 된다 했습니다. 가장 신사적인 이별은 상대가 먼저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도록 무정하게 구는 것이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