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마천봉으로 가는 소롯길이 하나 있는데 높이가 높이인 만큼 제법 경사가 있는 오솔길입니다.
2024. 12. 27.
[시 뿌리는 곰] 처녀치마길
백운산 마천봉으로 가는 소롯길이 하나 있는데 높이가 높이인 만큼 제법 경사가 있는 오솔길입니다.
처녀치마길
처녀치마길
너는 항상 앞서갔지
마천봉 가파른 산길에서도
숨 헐떡이는 날 팽개치고
펄럭이는 분홍치마가
하늘을 가리면
폐 약한 머슴아 눈앞이 노랬네
같이 가
같이 가
물푸레나무 붙잡고 사정하면
눈 흘기며 종알거렸지
지금 가야 해를 봐
지금 가야 해를 봐
너는 항상 앞서갔지
간신히 꼭대기까지 갔는데
이미 없었지
저 아래 자작나무 숲에서
휑하니 바람만 올라왔네
백운산 마천봉으로 가는 소롯길이 하나 있는데 높이가 높이인 만큼 제법 경사가 있는 오솔길입니다. 그런데 이 길 이름이 특이합니다. 처녀치마길 이라는군요. 안내하는 토박이들도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고 강원랜드 직원들도 자료를 찾아봤지만 없다고 하더군요. 다만 꽃 중에 이런 이름을 가진 꽃이 있으니 아마 그 꽃이 많이 피어서 그럴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산을 오른 것은 늦은 가을이어서 꽃들은 이미 다 져버린 상태였기에 확인이 안 됐습니다만, 은근히 사연이 있어야 글쓰기가 좋은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