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나오는 증상 중 하나가 자꾸 물건을 놓치는 것이었습니다.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 무언가를 들어 올리다가 놓치는 일이 반복되었지요. 처음에는 실수인 줄 알았는데 자꾸 되풀이되면서 이게 노화의 한 단면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다 심해지면 치매가 온다는군요.
시인이 늙어 치매라니, 끔찍했습니다. 저는 죽는 날까지 시를 쓰는 걸 원하는데 치매에 걸리면 그럴 수 없겠지요. 그래서 손가락에 힘이 없어지는 걸 방지하고자 기타를 샀습니다. 클래식 기타입니다. 중학교 때 배울 곳도 없는 시골에서 기타를 시작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