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영화를 보고 잔 탓인지 무서운 꿈을 꾸었지. 내가 사는 마을이 온통 귀신들 천지인 거야. 그늘마다 귀신들이 숨어 살아있는 사람들을 노리더군. 나는 그들을 피해 다니다가 어떤 집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은 안전해 보였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았어. 마당에 음나무가 서 있었거든. 음나무는 귀신을 쫓는다고 해.
음나무 아래 장독대 옆에 앉아서 생각해 보니 이 마을은 인구 소멸 지역이라 산 사람이 많지도 않아. 그리고 곧 귀신이 될 노인들이 많지. 어둑시니는 두려움을 가지고 바라보면 점점 더 커져 버리는 귀신이야. 대신 내려다보면 점점 작아져서 사라지기도 하지. 스스로가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변하는 귀신이지. 해가 지면 밤이 오고 밤이 오면 어둠이 점점 커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