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떠납니다. 비록 한 달이지만, 당장 오늘 일어날 일도 모르는 인간이 내일 일은 어찌 알며 한 달 후의 일은 어찌 알겠습니까?
눈을 뜨면서부터 짐을 쌀 궁리 중입니다. 아, 이 글도 짐을 싸기 전에 해야 할 일 중 하나입니다. 다음 글은 새로운 환경에 가서 쓰겠네요. 사실 글을 쓰는 사람은 환경에 많이 지배당합니다. 즉, 장소가 바뀌면 그 장소에 대한 글이 떠오르지요. 그리고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도 생깁니다.
제법 나이를 먹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당시 내가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지에 대한 감각입니다. 어느 장소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가치들이 왜 떠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건지.
그래서 가끔 중얼거립니다.
‘지금을 살자’ ‘지금을 살자’
인간은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놓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당장 지금의 시간이